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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반딧불이를 찾았어?[피노키오가 될 뻔한 아빠]

by 머선12Go 2021. 10. 29. 17:00

안녕하세요 머선129입니다.

그 많던 동네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술래잡기와 말뚝박기, 구슬치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보름여 만의 방구석 생활을 무던히 마쳐낸 아이들을 대견하게 생각하며 작은 힐링여행을 계획해 보았습니다.
무주 반딧불이를 찾아서... "찾았어? 아빠~"

무주 반딧불이를 찾아서

“우리 내일 드디어 반딧불이 보러 가는 날인데 기대돼?”
“아빠~ 진짜 날개에서 불빛이 나는 거야? ♬~

동네에서 아이들의 노는 소리를 듣는 것이 언제였던 걸까요. 저녁밥을 떠 놓고 부르시던 엄마와 할머니의 야단 소리가 그리워집니다. 예상치 못하였던 일로 연일 지루해 하던 꼬맹이에게 호기심을 자극해 봅니다.

"반딧불이라는 몸에서 빛이 나는 곤충이 있는데 한번 보러 가 볼까?"

"아빠~ 아빠, 몸에서 어떻게 불이 나는 거야? 정말 그런 게 있어? 그런데 말이야 몸에 불이 나면 뜨거운데 어떻게 있어? 언제 보여줄 건데?......."

  

요즘엔 꽤가 늘어서인지 조잘조잘 호기심천국이 한번 시작되면 저를 자꾸만 누우라고 합니다. 자연스레 팔베개를 스르륵 잡아당기며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시작되면 엄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듯이 눈치를 살피며 살짝궁 안방 문을 닫고 자리를 옮겨갑니다.

 

요만큼의 짐이 더 있는 건 안비밀입니다.

어디 나서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하루 자고 오는데 가방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대체 이거 다 어디 쓰는 거냐고 궁시렁 대던 저에게 작년부터는 제 짐은 직접 챙겨서 다니랍니다. 봄과 가늘은 늘 짐이 1.5배가 느는데 도대체 가방 안에 뭐가 있는지 여전히 신기할 따름입니다^^

노오란 곡식이 익어 가는 황금색 들녘의 탈곡하는 모습을 보며 배달로만 봐오던 쌀이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설명을 해줍니다. 누런 볏잎의 이쁜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탈곡기의 신기한 모습에 꼬맹이의 질문이 폭소를 자아냅니다.

"아빠~ 저 로봇은 변신 돼?"

 

 

한산한 시골마을의 한 초등학교에서 거리낌 없이 그네도 타봅니다.

 

거기 마을이름이 뭡니까?

대한민국의 마을 이름은 의외로 참 독특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덕유산 휴게소에서

노랗고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 단풍에 고추잠자리가 또 셔터를 반겨줍니다.

 

하늘은 도화지 구름은 물감

가을 하늘은 여느 계절보다 훨씬 더 형형색색인 듯합니다. 공교롭게 이날 셔터에 한자로 일(一), 이(二), 삼(三)이 담겼습니다. 덕유산 단풍과 함께 어우러지는 구름이 신기합니다.

하나 일

 

두 이
석 삼

형형색색의 단풍과 경치를 벗 삼아 어느새 오늘의 목적지인 무주 해밀캠핑장으로 도착합니다.

 

폐교를 캠핑장으로 활용한 덕유산 자락의 무주 해밀캠핑장!! 입구에서부터 넓은 잔디마당과 잘 가꾸어진 조경수들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넓은 잔디 운동장과 트램블린, 놀이터가 당연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수영장은 여름에만 운영을 한다고 하고 한쪽 뒤편에는 눈썰매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춤추는 코스모스

살랑살랑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 코스모스의 블링블링함이 느껴지실까요?

 

 

실컷 뛰어놀고 나니 어느새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아빠 반딧불이는? 피노키오가 될 뻔한 아빠

"아빠 반딧불이는?"

갑자기 켜진 LED 불빛에 잊고 있었던 반딜불이가 생각난 꼬맹이의 질문에 낮에 펜션 주인장께 여쭤본 대화가 생각납니다.


"사장님 무주에 반딧불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밤에 볼 수 있을까요?"

"요즘 여기 무주도 반딧불이가 많이 귀해져서 드문드문 보이긴 하는데 쉽진 않을 겁니다. 좀 더 깊숙한 곳으로 가야 볼 수 있을 거에요."

 

저녁 준비를 하며 살짝 돌아봐도 보이지 않아 내심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다섯 살 꼬맹이랑 산길을 헤치기에는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보여주기로 한 반딧불이는 간데없고...

이 시무룩한 표정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졸지에 피노키오가 되어 버린 거짓말쟁이 아빠는 고민에 빠집니다. 아빠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라도 반딧불이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앞서고...

 

 

반딧불이 대신 미리 준비해 간 LED 바람개비인 '반디'로 살짝 토라진 마음을 달래봅니다.

 

 

숯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꼬맹이의 눈망울은 촉촉해지고 한 바퀴 더 돌아 보아도 찾는 반딧불이는  보이질 않고... 실망한 꼬맹이를 달래는 아빠표 특효약!! 엄마의 눈흘김 정도는 살포시 외면한 채 우리의 유튜브 형님을 소환해 봅니다. 우리 어린 시절 알라딘 램프가 할머니의 장롱 속 꿀단지, 알사탕이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수리수리마수리~♪ 열려라 참깨'가 되었습니다. 어찌 됐든 유튜브 형님의 도움으로 우선의 체면은 회복이 되었지만 저 또한 수년 만의 반딧불이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기에 산삼주의 취기를 빌어 오기를 발동해 봅니다.

 

☆염원하면 이루어진다☆

 

보이십니까? 그날 밤 산삼주는 반딧불이를 찾아 주었고 덕분에 길어진 코는 다음날 아침까지도 늘어지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저게 뭐라고 그리 반갑던지요. 아이들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피노키오가 될 뻔한 아빠가 아들에게

 

포기하지 마라

이루어낼 것이니라

 

감사하며 즐겨라

기쁘게 돌아올 것이다

 

작은 것에 감동해라

반딧불이의 날갯짓 하나에도

 

잊지 말아라

그날 밤 아빠는 새벽 2시에 잤다.

 

-2021년 10월 어느 날 무주구천동 어디에서 반딧불이를 찾아준 요술램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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